구글은 왜 트랜스포머 특허로 소송하지 않을까 — AI 전략 도구의 입증 문제
며칠 전 링크드인에서 흥미로운 글을 하나 읽었습니다. 트랜스포머는 오늘날 거의 모든 AI의 뼈대가 된 구조이고, 돈으로 따지면 역사상 가장 비싼 특허가 됐어야 하는데, 그걸 만들어서 특허를 받은 구글은 정작 그 특허로 소송을 걸었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는 글입니다.
그 글을 쓰신 분은 '입증' 문제를 짚었습니다. 모델의 내부 구조는 경쟁사 서버 안에 있다. 상대 모델이 어텐션을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는지 밖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다. 특허 침해를 주장하려면 상대가 내 청구항의 구성을 쓰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들여다볼 수 없는 곳에 있는 구성은 아무리 기막힌 발명이어도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 그래서 AI 특허를 쓸 때는 "얼마나 대단한 기술인가"보다 "밖에서 입증할 수 있는가"를 먼저 따진다. 모델 구조 자체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받아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 - 리버스 엔지니어링만으로 확인되는 지점에 청구항의 무게를 둔다는 내용입니다.
챗GPT가 출시된 다음날 유료 구독을 시작했으니, 구매 시점으로만 본다면 저도 나름 혁신자에 속합니다. 하지만 제가 오랫동안 하던 일, 특히 광고 경쟁 PT 제안서를 챗GPT가 쓸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에 작년 하반기까지의 생성형 AI는 말 잘하는 앵무새였습니다. 아무 말이든 잘하지만, 그 말이 전부 가져다가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말 같은 말을 하는 GPT-5가 나오면서 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정도면 사람이 쓴 것과 비슷한 경쟁 PT 제안서를 AI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붐에 힘입어, 저 역시 프롬프트만 잘 넣으면 25년 넘게 저를 괴롭혔던 제안서 작성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일장춘몽으로 끝났습니다.
일단 프롬프트 작성이 어려웠습니다. 뭐라고 입력해야,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우리의 AI가 경쟁 PT 제안서를 작성할 수 있을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운 좋게 그 고비를 넘기고 나니, 이제는 결과물이 영 신통치 않았습니다. 단어 선택은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었고, 문장 표현은 원숙함과 어색함의 양 극단을 왕복했습니다. 전체적인 구성은 나사 빠진 조립품이었고, 흐름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7개월 넘게 이 문제를 붙들고 늘어진 끝에, 지금은 프롬프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AE나 CD가 클라이언트에게 크리에이티브를, 혹은 메시지를 '팔기' 위해 '썰'을 푸는 것처럼, AI가 파일 형태의 경쟁 PT 제안서를 생성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나 카피, 디지털/퍼포먼스 플랜, 실행 프로그램 등은 이미 시중에 자동화 도구가 많기 때문에, 오직 '썰'만 풀도록 만들었습니다.
전략적 사고를 하거나 컨설턴트처럼 판단한다고 말하는 AI 도구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사고와 판단'은 모델 내부에 깊이 숨겨져 있어서, 밖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Synapsis도 이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특허의 교훈대로, 그건 입증할 수 없는 영역이고 오픈할 수 없는 기밀입니다. 단, 이것 하나만은 확실합니다. 동일한 입력으로 범용 AI는 만들지 못하는 것을, Synapsis는 만들어냅니다. 알아서 하게끔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말도 결국 주장일 뿐입니다. 글 앞부분에서 인용한 그 특허의 교훈대로,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저도 증명해 보일 수 없습니다. (AI AE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따로 적어두었습니다.) 같은 브리프를 넣었을 때 정말 다른 결과가 나오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범용 AI에도 같은 브리프를 넣고 비교해보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