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서를 잘 쓰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광고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하다보니, 제안서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알게 됩니다. 정보 검색 능력도 문장력도 제안서의 품질과 관계가 있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관점'입니다.

제안=주장

모든 제안서가 그렇겠지만, 광고 캠페인 제안서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그것은 '주장하는 문서'입니다. "이런 메시지로 이런 광고를 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주장을 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근거 없는 주장은 알맹이 없는 텍스트에 불과합니다.

근거를 내세우려면 상황부터 파악하고 분석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때로는 따로 리서치를 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끝나면 상황을 자기 나름의 눈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그래서 지금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다", "여기가 페인 포인트이다"와 같은 진단을 내립니다. 이 해석과 진단의 배경에 있는 것이 바로 '관점'입니다. 이 시장을, 소비자를, 이 상황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가.

문제는 관점이라고 할 만한 것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같은 자료를 봐도 누구는 남들이 다 하는 소리를 반복하고, 누구는 "이 상황은 사실 이런 이야기다"라고 다르게 봅니다. 동일한 정보이지만, 그걸 보는 눈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런 눈은 자료를 많이 모으거나 더 본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을 거꾸로 해야 하는 광고회사

여기에 광고회사 특유의 현실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데, 그것은 제안서를 만드는 과정이 실은 거꾸로라는 것입니다.

이상적으로는 상황 분석에서 출발해 관점을 세우고 진단을 거쳐 결론(핵심 메시지)에 도달해야 합니다. 그 결론을 놓고 토론하고, 결론이 이상하다 싶으면 원점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새로운 결론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광고회사의 경쟁 PT나 입찰 준비 현장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각자 흩어져 고민하다가,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다 누군가 "이렇게 하면 어때?" 하고 말을 던지고, 또 누군가 "이런 워딩이 떠올랐는데" 하고 보탭니다. 사람들이 "그거 괜찮네" 라고 하면, 그것으로 방향이 정해집니다.

즉 결론이라 할 수 있는 핵심 메시지나 슬로건이 회의 테이블 위에서 먼저 나오는 겁니다. 그때부터 기획은 그 메시지로 결론이 나도록 제안서를 쓰고, 제작은 그 메시지를 표현하는 시안을 개발합니다.

여기서 진짜 어려운 일이 시작됩니다. 이미 정해진 결론에 맞도록 관점을 세워 논리적으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관점 없이 그냥 이삼십 장을 채우는 것도 어렵지만, 정해진 결론과 관점을 하나의 논리로 연결하는 것은 훨씬 더 복잡한 작업입니다. 제안서의 '앞단' 작성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며칠씩 걸리는 건 당연합니다. 사실 남은 시간이 며칠 뿐이니까요. 하나의 흐름을 제안서 안에 구성하기에도 모자라지만, 구성을 여러 가지 방향으로 해보고 그 결과를 비교해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걸 가르치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운 좋게 좋은 사수나 선배를 만나면 도제식으로 뭐라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깨너머로 보고, 회의실에서 받아적고, 초안 리뷰를 받으면서 깨지는 등의 방식으로 익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배우는 것 중에도 "관점을 세워 결론에 연결하는 법"을 짚어주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너의 생각은 뭔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뭐지?"와 같은 질문을 해서 스스로 관점을 세우도록 밀어붙이는 가르침. 그런 깨우침을 준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런 선배를 만나기 어렵습니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듯 가르침을 줘야할 선배는 선배대로, 배울 사람은 배울 사람대로 쳐내야할 일이 쌓였기에 시간이 없습니다. 관점을 세우는 법도, 그 관점을 결론에 연결하는 법도, 이제는 어깨너머로조차 배우기 어려워졌습니다. 무엇보다 선배도 그런 가르침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실적인 대안은?

제안서를 잘 쓰는 사람이 드문 것은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관점을 갖추는 일, 그 관점을 정해진 결론에 논리로 연결하는 일은 원래 어려운 일이고, 그걸 가르쳐줄 사람도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AI AE Synapsis는 바로 이 지점에서 필요합니다. 브랜드, 목적, 배경, 타깃, 그리고 핵심 메시지. 이 다섯 가지를 입력하면, Synapsis는 그 메시지로 도달하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전략 방향을 만듭니다. 흩어진 상황을 하나의 관점으로 꿰어, 이미 정해진 결론까지 논리로 연결하는 '앞단' 작업을 대신해줍니다.

물론 완성은 사람의 몫입니다. 세 방향 중 무엇을 고를지, 어떻게 다듬어 자기 것으로 만들지는 쓰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다만 그 시작이 빈 화면이 아니라 세 개의 전략 방향을 손에 쥔 상태라면, 관점을 검토하고 결론으로 연결해나가는 길의 난이도와 성격이 달라집니다.

이 글이 저연차의 시점에서 본 풍경이라면, 회사 입장에서 왜 늘 사람을 뽑게 되는지는 광고회사는 왜 늘 사람을 뽑을까에서, Synapsis가 그 전략 방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드는지는 AI AE는 어떻게 작동하는가에서 이어집니다.